3~30일까지 광주극장서
데뷔작·대표작 8편 상영
25일 김병규 평론가 GV

초현실적인 시선으로 인간의 내면을 탐색하며 컬트 영화사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고(故)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회고전이 광주극장에서 열린다.
광주극장과 광주시네마테크는 오는 3일부터 30일까지 린치 감독의 데뷔작과 대표작 등 총 8편을 상영하는 '데이비드 린치 회고전'을 개최한다.
데이비드 린치(1946~2025) 감독은 1977년 장편 데뷔작 '이레이저 헤드'로 데뷔한 이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등 세계 유수 영화제를 통해 예술적 성취를 인정받은 감독이다. 영화뿐 아니라 회화, 음악, 드라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고 생전 '컬트 영화의 대부'로 불리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이번 회고전은 지난 1월 린치 감독의 부고가 전해진 이후 한국 영화 팬들의 애도 속에 기획된 자리로, 린치 감독의 대표작들을 통해 독보적인 비전과 영화적 성과를 다시금 되짚어보는 의미를 지닌다.

회고전 첫 날인 3일과 12일 상영되는 영화 '이레이저 헤드'(1977)는 린치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영화 특유의 난해함과 어려운 요소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다. 인쇄공으로 일하는 헨리가 여자친구 메리의 집에 초청받아 그의 부모님을 만나고, 기괴한 저녁식사 후 자신의 아이를 가진 메리와 육아를 하며 환각에 시달리게 된다. 초현실적인 이미지와 이야기로 부모가 된다는 공포감을 들여다보는 충격적인 시선을 담아낸다.
린치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 '엘리펀트 맨'(1980)은 5일과 11일 만나볼 수 있다. 생김새 때문에 '엘리펀트 맨'이라고 불렸던 런던의 기형아 조셉 메릭의 실화를 각색한 스토리다. 다발성 신경섬유종증을 앓는 조셉 메릭은 서커스단에서 학대를 당해 의사 프레드릭으로부터 병원으로 옮겨진다.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인간의 존엄성을 물어 아카데미 시상식, 골든 글로브 시상식,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등 세계적인 시상식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감독에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안겨준 영화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는 26일과 30일 관객들을 맞이한다. 리타는 도로 '멀홀랜드 드라이브'에서 자동차 사고를 당해 모든 기억을 잃지만, 베티의 도움으로 기억을 찾아가며 악몽이 시작된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전개로 현실과 환상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돼 감독의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수많은 평론가들이 21세기 작품 중 으뜸으로 꼽는 영화이기도 하다.

25일에는 영화 '스트레이트 스토리'(1999) 상영과 함께 김병규 영화평론가의 시네토크가 진행된다. 언어 장애가 있는 딸 로즈와 살고 있는 노인 앨빈은 형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낡은 트랙터로 6주간의 여행을 시작한다. 린치 감독 특유의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를 가진 기존 작품들과 달리 밝고 감동적인 영화로, 위독한 형을 보기 위해 예초기를 타고 미 대륙을 횡단한 어느 노인의 실화를 각색한 작품이다.

이 외에도 컬트 영화감독으로서 데이비드 린치의 명성을 되찾은 동시에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작품 '블루 벨벳'(1986), 제43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광란의 사랑'(1990), 인기와 명성을 안겨준 TV 시리즈 '트윈 픽스'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트윈 픽스'(1992), 린치의 작품 중 꿈의 풍경을 가장 강렬하게 전달하는 영화이자 마를린 맨슨, 데이비드 보위 등 유명 뮤지션이 대거 참여한 O.S.T도 주목받은 '로스트 하이웨이'(1997) 등이 함께 상영된다.
영화 관람료는 성인 1만원, 청소년 9천원이며 상영 시간표 등 자세한 내용은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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