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속보] 獨 건너간 판화 작품, 35년만 홍성담 작가 품에

입력 2025.09.01 17:46 임창균 기자
1일 안산 소재 작업실에 도착
만감 교차, 잃은 기억 되찾은 듯
구명 위한 노력·땀 젖은 작품들
9월 부산 시작으로 전국 순회
1일 오전 홍성담 작가가 경기 안산시 소재 자신의 작업실에서 독일 순회전 자료 목록을 살펴 보고 있다.

민중미술가 홍성담이 국가보안법으로 옥고를 치르던 당시, 독일에서 한국의 비민주적 현실을 고발하는 데 기여한 작품들이 35년만에 반환절차를 밟는다는 보도(무등일보 8월 18일자 1·14면)와 관련, 해당 작품들이 보름여만의 이송절차를 거쳐 마침내 작가 품으로 돌아왔다.

1일 오전 경기 안산시에 소재한 홍성담 작가의 작업실 앞. 배송직원에 의해 트럭에서 3개의 커다란 나무 궤짝이 내려지는가 싶더니 곧바로 작업실 1층 창고로 옮겨졌다. 홍 작가는 만감이 교차하듯 한동안 말없이 궤짝을 바라보다 한쪽에 부착된 물품 목록을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짚어보기 시작했다.

궤짝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자신이 투옥 중이었던 당시 독일 전역을 순회한 작품들과 각종 자료들이었다. 작품 50여 점을 비롯해 전시 관련 팸플릿과 포스터, 사진 자료 50여 점 등 총 100여 점을 확인한 작가는 가슴이 벅찬 표정이었다. 작품 대부분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1981년에서 1989년 사이 제작된 판화 초기작이라는 게 홍 작가의 설명이다.

이번 작품 반환은 독일에서 순회전을 주도하고 그동안 작품을 보관했던 베르너 페터와 독일에서 활동하는 기획자 유재현씨에 의해 진행됐다. 그동안 한국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으로 인해 반환이 추진되지 못했으나, 지난해 12·3 비상계엄이 무효화 된 것을 계기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홍성담 작가

홍 작가는 아쉽게 현장에서 작품을 곧바로 개봉하지는 못했다. 자료 훼손이나 유실 등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오는 23일 부산에서 전문 학예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함께 확인키로 한 까닭이다. 공동 확인 과정을 거친 작품들은 부산(9월 27일~10월 12일)과 광주를 비롯한 전국에서 순회 전시될 예정이다.

홍 작가는 "어떤 작품이 독일에 건너갔는지 몰랐지만 목록을 보고 나니 잊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라며 "구명을 위해 노력해 준 분들의 노력과 땀이 다 작품 안에 녹아있다. 당시 민주화를 향한 열정이 전시를 통해 많은 분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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