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인터뷰] 모자가 모빌로, 치즈가 컵으로···손끝에서 피어난 '흙'의 세계

입력 2025.09.04 08:44 최소원 기자
['소우피스' 대표 김수빈 도예가]
조선대 도예 전공·광주서 활동
기능성 중시한 독특한 디자인
대표작 '카우보이 모빌' 화제
청년작가 홍보에 어려움 겪어
"작품 알릴 수 있는 지원 필요"
지난 5월 ACC '2025 공예주간'에 청년 작가로 참여한 김수빈 도예가

"낯선 세상 속에서 '나'와 조화를 이루는 조각을 전하고 싶어요."

손으로 직접 빚은 도자기로 '가장 나다운 공간'을 만들어가는 김수빈(25) 도예가는 핸드메이드 도자기 브랜드 '소우피스(SOU PIECE)'를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조선대에서 도예를 전공한 그는 지난 5월 ACC에서 진행된 2025 공예주간에 참여하는 등 광주를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하며 오는 10월에는 전시를 통해 시민들과 만날 예정이다.

작가는 어릴 적부터 만들고 그리는 것을 좋아해 자연스럽게 미술의 길을 택했다. 처음부터 도예가를 꿈꾼 것은 아니었지만, 대학에서 흙을 만지는 순간 도예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김수빈 도예가

그는 "1학년 전공 수업 때 처음 흙을 만졌는데, 손으로 빚은 흙이 건조와 소성을 거치며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무척 매력적이었다"며 "내 손끝에서 시작된 작품이 실제로 사람들의 삶에 스며드는 모습을 보면서 도예가로서의 확신을 가졌다"고 밝혔다.

'소우피스'라는 브랜드명은 'Star of you'와 'Piece'를 합쳐 '낯선 세상 속에서 나와 조화를 이루는 조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담은 도자기 오브제를 통해 가장 나다운 공간을 완성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김수빈 도예가의 작품들. 독특한 디자인으로 SNS에서 주목을 받았다.

소우피스의 제품을 디자인할 때 김 작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능적인 완성도다. 그는 단순히 새로운 형태를 찾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직접 사용했을 때의 편안함과 실용성을 깊이 고민한다. 손에 잡히는 무게감, 표면의 질감, 세척의 용이함 등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만 디자인과 감성도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들은 주로 일상 속 사물이나 상상에서 영감을 얻는다. 특히 독특한 디자인으로 SNS 상에서 주목을 받았던 '카우보이 모빌'은 멕시코 타코 가게에서 본 카우보이 모자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작가는 "휴학 중에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에 있던 카우보이 모자가 종 모양과 비슷해 보였다"며 "거기서 착안해 별이나 말, 가죽 같은 이미지들을 함께 모빌로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바로 제작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작업 과정 중에서도 채색과 유약 작업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마지막 단계에서 작은 실수 하나가 전체 작품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붓 자국 없이 깔끔하고 고른 색감을 표현하기 위해 에어브러시와 물감을 주로 사용한다. 이 기법 덕분에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과 색감을 구현할 수 있다.

그는 광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작가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특히 청년 작가들이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작업 공간과 장비 지원뿐 아니라, 작품을 알릴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작가는 "광주에는 공예 시장이 활성화돼 있지만, 청년 작가들은 판로 개척이나 작품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도예는 작업 공간과 가마가 필수적인데, 개인적인 힘으로는 작업실을 마련하기 어려워 셰어 공간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빈 도예가의 대표작 '카우보이 모빌'

끝으로 그는 도자기를 넘어 다양한 재료를 다루는 팀을 꾸려 해외 진출까지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작가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소우피스를 더 많은 분들께 알리는 것이 올해 가장 큰 목표"라며 "전시를 비롯해 다양한 자리에서 작업을 보여드리고 싶고, 상품군을 조금 더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수빈 도예가는 내달 19일부터 25일까지 동명동 갤러리 혜윰에서 'COMBO 2'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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