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새책안내] 혐오하는 민주주의 外

입력 2023.08.31 15:35 최민석 기자

▲혐오하는 민주주의(박상훈 지음)=정치학자인 저자는 대화하고 협력할 수 없는 민주주의, 의견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 것을 혐오하는 민주주의, 즉 '팬덤 민주주의'가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책임지지 않는 여당, 자신들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야당, 중립을 내세워 책임지지 않으면서도 당파적 영향력을 추구하는 언론·시민운동·전문가 집단 등이 한국 사회를 팬덤 민주주의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 결과는 불평등과 차별, 혐오, 적대, 분노의 확산이다. "혐오와 야유가 정체성이 되는 사회"에서 모두가 필요로 하는 공동체성, 연대, 공감 같은 가치들이 훼손되고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이 같은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선 민주주의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후마니타스./324쪽.

▲너에게 나는(나태주 지음)=풀꽃 시인 나태주의 시 가운데 '너'가 들어간 시 171편을 모은 시집 '너에게 나는'이 출간됐다. "나는 너에게 무엇이었을까? 무엇으로 존재해야 좋을까?" 이러한 물음들에 대한 나 시인은 다양한 다정함으로 답한다. 그의 시 속에서 너는 "최초의 사람이자 최후의 사람"이 되고 너를 생각하면 "이 세상 가장 깨끗한 마음을 안았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 1부에서는 너를 만나 느낀 행복을, 2부는 너를 생각하는 그리움을, 3부는 너와의 여정을 담았다. 4부는 너와 내가 '우리'에 이르는 내용의 시를 모았다. 나 시인의 지난 시집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에 이어 일러스트레이터 '오아물 루'가 표지 그림을 그렸다. 나태주에게 '너'는 다양한 가능성과 의미를 갖지만 결국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나'를 마주하는 기회가 된다. 열림원/ 264쪽.

▲백년 동안의 증언(김응교 지음)=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기를 맞아 '백년 동안의 증언'이 출간됐다. 와세다대 객원교수를 지낸 저자 김응교는 지난 20년 동안 관련 장소를 답사하고 여러 증인을 만나며 문헌을 연구 정리한 책으로 반일을 넘어 집단폭력에 맞서는 두 나라 시민의 연대를 제안한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사건'에서는 지진이 어떻게 인재로 전개되는지를 정리하여 보여준다. 2장 '15엔 50전'은 쓰보이 시게지의 장시 '15엔 50전'을 국내 초역으로 수록했다. 3장 '증언'에서는 이기영, 김동환, 구로사와 아키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드라마 '파친코' 등 여러 작품을 통해 간토대진재를 다룬 작가와 감독의 증언을 전한다. 4장 '진실'에서는 진실을 드러내고 피해자의 치유와 가해자의 책임을 촉구하는 일본의 개인과 모임을 소개한다. 5장 '치유'에서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피해자와 삭제와 왜곡으로 시달리는 가해자 모두의 치유를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책읽는고양이/ 280쪽.

▲과학잡학사전 통조림: 인체편(키즈나출판 편집부 엮음)=사람은 왜 살이 찔까? 비만은 섭취 에너지와 소비 에너지의 균형 문제에서 비롯된다. 섭취 에너지가 많으면 체내에 에너지가 남아 살이 찐다. 반대로 소비 에너지가 많으면 에너지가 부족해 살이 빠진다. 소비 에너지 중에는 숨 쉬거나, 내장을 움직이거나, 체온을 유지하는 등 기초적인 신체 활동에 사용되는 에너지도 있다. 움직이지 않을 때나 자는 동안 쓰이는 에너지를 기초대사라 한다. 물의 에너지는 0이므로 물을 마셔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은 살이 쪘다고 할 수 없다. 과학 분야 스테디셀러 '과학잡학사전 통조림' 시리즈 두 번째다. 이번 책에는 이치하시 카호루를 비롯해 의학자와 의료 전문가 13명이 참여했다. 인체가 어떤 놀라운 과학 원리로 세균과 바이러스에 저항하며 생명을 유지하고, 또 성장하고 노화하다가 죽음을 맞이하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사람과나무사이/ 402쪽.

▲그리스 로마 신화 신박한 정리(박영규 지음)=테세우스, 오디세우스 등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한번쯤 들어봤지만 여전히 헷갈린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쉽게 섭렵하지 못하는 이유가 지나치게 많은 등장인물과 에피소드 때문이라고 하지만 주요 등장인물을 추려보면 대부분 최고신 제우스와 그 가족이다.

제우스는 헤라, 메티스 등 여인 21명과 결합했고, 헤르메스, 페르세우스, 모이라이 자매 등 18남 25녀를 낳았다. 제우스의 후손은 그리스 주요 왕가인 아테네, 테베, 미케네, 트로이 등을 건국했다. 제우스의 생존 시기는 어떻게 추측할까? 유적을 통해 역사적 사실로 밝혀진 트로이 전쟁부터 제우스 생존 시기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트로이 전쟁을 주도한 인물인 아가멤논이 제우스 4대손이므로, 제우스는 전쟁 시점에서 70~80년 전에 살았을 것이다. 책 '그리스 로마 신화 신박한 정리'는 제우스의 가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우스 가계도와, 그리스 주요 왕가의 왕위 계승도를 담았다. 신화의 방대한 에피소드는 암투, 연애, 영웅, 모험, 괴물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다. 김영사/ 304쪽.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문화, 여행, 공연 등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50

문학/책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