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나누는 행복과 기쁨
연 단위 문답식 구조 형상화
맑고 깨끗한 자연 동심 펼쳐

동시는 시를 통해 해맑은 동심과 꿈을 심어주는 장르로 꼽힌다.
서향숙 동화작가가 최근 동시집 '포도송이가 부른다'(아꿈刊)를 펴냈다.
이번 동시집에는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언어로 완성한 50여편의 동시들을 담았다.
일상에서 보고 느끼는 정감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시어로 승화했다.
작품집은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 '바닷가 벚꽃', 제2부 '물의 잠은 언제 깰까?', 제3부 '무릎 위에 쌓이는 별가루', 4부 '발 시렵겠어'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이들의 다양한 경험이 시인의 상상력과 결부된 동시는 어른들에게는 잃어버린 순수함을 생각하게 하고, 아이들에겐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낸다.
"납작한 돌이/ 듬성듬성/ 냇물에 놓여 있다.// 낮에는 햇빛이/ 사륵사륵/ 건너고// 밤에는 달빛이/ 살금살금/ 걸어가고// 겁 많은 토끼도/ 깡충깡충/ 건너는/ 징·검·다·리."('징검다리' 전문)
시 속 주인공들은 고요한 밤, 스르르 눈을 감고 아름다운 꿈을 꾸며 깊은 잠에 빠지기도 한다.
또 꿈속에서 만나는 친구들은 동시속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이번 동시집에서도 여러 친구들이 자기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들은 함께 놀던 여러 가지 놀이도 하고 자연에서 접하는 동식물과 무생물에게도 말을 걸기도 한다.
마음을 나누는 일은 언제나 행복하고 넘치는 기쁨이다.
가까운 곳에서 만나는 자연물들과 그곳에서 일어나는 여러 신비스러운 일들도 마음 속 동시 나라로 가져온다.
아직 모양이 없는 마음 뿐인 이야기에는 후후 동심을 불어넣었다.

서향숙 작가는 "동시 속의 이야기들이 서서히 모양을 갖출 때 우리 마음을 흔드는 동시가 탄생하는 것을 알게 된다"며 "우리 어린이들도 밤 하늘의 달과 별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며 꿈을 이루기 위해 힘껏 노력하면 그 소원은 분명히 이루어질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전병호 작가는 "밤새워 노래하는 풀벌레, 풀잎 끝에 맺히는 이슬, 옹달샘 맑은 물속에서 반짝이는 별 이미지가 가슴에 가득 차오르면서 시를 읽는 사람의 마음을 더없이 맑고 순수해지게 한다. 아마도 서향숙 시인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동심의 세계가 이런 것이 아닐까 한다"며 "연 단위로 묻고 답하는 문답식 구조, 맑고 깨끗한 자연물을 통해 보여주는 순수 동심의 세계, 저학년 어린이에게 맞춘 눈높이, 단순명쾌성을 살린 시적 표현, 별이 풀밭으로 내려온다는 물활론의 세계 등 서향숙 시인의 시 세계는 넓고 깊다"고 평했다.

서향숙 작가는 재능기부와 작품활동 외에도 최근에는 동요가사 창작 유튜브를 운영,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명지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9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 동시집 '연못에 놀러 온 빗방울' '찰칵, 내 맘 다 찍혔겠다' '자음 모음 놀이', 동화집 '날개 달린 사자', 시집 '그대, 새 움트듯 깨어나봐요', 동요집 '시골 빈 집에' 등이 있다.아동문학평론 신인상, 방정환문학상, 새벗문학상, 공무원문예대전 국무총리상, 광주문학상, 광주·전남아동문학인상, 2018년 KBS창작동요대회 가사우수상을 받았고 광주·전남아동문학인회 회장을 역임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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