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시어로 담아낸 우주만물에 대한 사랑

입력 2024.03.26 18:31 최민석 기자
석연경 시집 '탕탕' 출간
인류문제 해결 방식 사랑 제시
현실의 절박함 생태시로 확장
동일성·순간성 시학 미적 승화

석연경 시인은 어떤 방식으로 시가 표현되었든지 시인은 우주만물에 대한 사랑을 탐구하고 해석하는 사람이며 이것은 시인의 운명이라고 본다. 그는 시의 본질을 사랑에 두고 있다. 그는 자연과 인간과 우주만물에 대한 생태적인 사랑으로부터 시가 발화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석연경 시인이 신작 시집 '탕탕'(서정시학刊)을 펴냈다.

그의 시에는 읽는 이로 하여금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 받는 에너지가 듬뿍 담겨 있다.

또 우주적인 스케일로 근본적인 인류의 삶과 문화를 접근했는데 기독교를 비롯해 불교, 도교, 유교 등 종교철학과 과학이 들어 있다.

시에는 인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사랑이 제시돼 있다.

"지혈이 잘 안 되는/ 혀에서 피를 받아/ 혼(魂)이 썼다는 화엄경을/ 박물관에서 본 가을// 활활 타오르는 조계산 자락을/ 먹먹한 마음으로 뚜벅뚜벅/ 대웅보전으로 오르는 길에// 나는 보았네/ 이끼 낀 오래된 석축에/ 피로 새긴/ 꽃무릇 경전// 누군가는 화두를 새기고/ 누군가는 불화를 피우고// 익은 햇살 아래 타오르는/ 핏빛 화엄"('혈사경' 전문)

시인은 다양한 각도에서 세계를 보고 느끼며 상상하고 생각하여 이 내용을 적절한 시적 형식으로 표현한다. 석연경 시인은 이같은 맥락에서시 속에 의도적으로 배치한 다의성을 생태학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의미와 숨겨진 의미를 예술적인 계산 하에 효과적으로 분석하여 시가 가지고 있는 의미의 깊이와 폭을 독자가 잘 체험하도록 배려했다. 그는 생태적 경향의 시세계를 확장하고 현실의 절박한 문제와 함께 예술의 바다를 연다.

이는 결국 시인 자신의 문명에 대한 성찰이자 그가 추구하는 시적 지향점이다.

이경철 문학평론가는 "'동일성의 시학'과 '순간성의 시학'이 동서고금 시의 강심수로 흐르는 서정의 양대 시학. 이런 서정시학은 불교나 실존주의 세계관, 특히 한순간 문득 깨치는 선(禪)의 핵심인 돈오각성(頓悟覺醒)이나 본지풍광(本地風光)과 연결되어 있음을 잘 보여준 깊이 있는 시집이 '탕탕'이다"며 " '탕탕'은 또 태초로 돌아가 너와 내가 하나로 어우러지려는 사랑 시집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 끝과 시작, 있고 없음, 가고 옴의 상반이나 구별도 없애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현재 대학에서 인문학 강의와 시 창작교육을 하며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그는 인문학이 미적으로 승화된 것이 예술이라고 말한다. 그는 인문학과 문화예술이 인간에게 진정한 삶을 추구하게 하고 행복한 길로 나아가게 한다는 믿음으로 대학에서 국어를 가르치거나 외부 특강 등 수입을 쪼개 연구소를 운영해오고 있다.

석연경 시인은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지난 2013년 '시와문화'에서 시로, 2015년 '시와 세계'에서 문학평론으로 등단했다.

그는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가 있고 순천사찰시사진집 '둥근 거울', 정원 시선집 '우주의 정원'과 시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를 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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