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대표 공간 78편 시적 형상화
보편적 감정·시대 숨결 손길 포착

강성남 시인은 담양에서 태어나 자랐고 공직생활을 거쳐 지금까지 '토박이'로 살고 있다.
그가 고향 담양의 풍경과 사람, 그리고 시간을 자신만의 시적 언어로 묶은 시집을 출간했다.
강성남(담양문화원장) 시인이 최근 시집 '담양 가세 담양 사세'(시와사람刊)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담양의 자연과 역사, 마을의 정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총 78 편의 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담양 가세 담양 사세'라는 제목에는 "함께 담양으로 가자, 그리고 함께 담양에서 살아가자"는 시인의 공동체적 소망과 애정이 담겨 있다.
각각의 시편에는 죽녹원, 명옥헌 원림, 담양습지, 추월산, 소쇄원, 상월마을 등 담양을 대표하는 장소들이 시편 곳곳에 등장하며, 그 공간들이 단지 지명이 아니라 삶과 감정의 배경이자 주인공으로 존재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시는 대상을 서정적으로 포착하는 데 머물지 않고, 담양이라는 구체적인 삶의 터전을 통해 보편적인 감정과 시대의 숨결을 불러낸다.
'몽당연필', '까치밥', '비빔밥', '치매', '꽃샘추위', '삶의 이유' 등 수록시에서 보여지는 정서는 깊고 진솔하며, 삶의 애틋한 결이 살아 있다.
"눈 내리는 소리 들으며/ 살가운 이웃처럼 논두렁을 맞대는 들녘// 백의(白衣)의 모습// 단일대오를 이룬다, 어우러진 상생// 하얗게 질린 나무들은/ 만개한 눈꽃을 달고, 제자리걸음으로/ 병풍산을 향해 굽이친다// 한 계절 패대기쳐진 것들은 솜이불로 덮어주면/ 욱신거리는 오금을 편다// 먼 곳의 배웅에 대해/ 일생의 대답들이 흰 속지에 겹친다// 내 몸을 숙주 삼아 피워내는 눈꽃/ 고운 날 어루만지면 뽀송뽀송하다// 모든 빛깔은 흰빛으로 통일하고/ 서로에게 결빙되는 타성을 따스하게 녹인 뒤// 일상의/ 대화가 시작되었다"(시 '대전면 들녘' 전문)
시인의 시선은 수확을 마치고 황량함을 마주 선 대전면 들녘에 머문다.
그 시간과 손길이 닿은 풍경은 생명을 움튼다.
강성남 시인은 "시는 결국 내가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는 거울이며, 그 거울에는 언제나 담양이 담겨 있었다"며 "시를 쓴다는 것은 설렘의 연속이며 삶의 고단함 속에서 빛나는 무언가의 발견"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3년 '아동문학세상' 동시, '시조시학'·'현대수필' '시꽃피다' 등에서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 시조, 수필, 아동문학 등 여러 갈래의 글쓰기를 넘나들며 활동해왔으며, 현재 담양문화원 원장으로 지역학연구와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전남대 행정대학원(석사) 졸업, 담양군청에서 지방부이사관으로 퇴직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저서로는 동시집 『하얀 미소』, 동요집 『새싹』, 시집 『그리운 사람들』, 시조집 『흑백사진』 등이 있다. 담양군청에서 지방부이사관으로 퇴직 후에도 문학과 지역을 연결하는 활동을 지속하며, '고향 담양에서 시를 쓰는 사람'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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