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이 자라는 날씨'를 당선작으로 뽑는다. 이 작품의 투고자는 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데다가 숙련되었다. 다른 분들이 보낸 몇몇 작품도 내려놓기가 쉽지 않았다. 삶의 진솔성과 문학적 수사의 운용 능력을 놓고도 오래 고민했다. 부족함이 덜한 작품을 뽑자고 결론 내렸다. '풀이 자라는 날씨'에 방점을 찍은 이유이다.
이번 무등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는 329명의 작품 1천281편이 투고되었다. 최종적으로 검토했던 작품은 '가담'외 2편, '농담을 배웠어요'외 2편, '물냉면'외 2편이었다. '물냉면'외 2편은 언어의 결을 잘 만졌고, 촘촘하게 엮는 솜씨가 좋았다. 또 화자의 아픔이 진솔하게 느껴졌다. 다만 시적 수사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보았다. '농담을 배웠어요'외 2편은 빼어난 시적 문장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시인으로 불려도 될 수준이었다. 언어의 밀도가 고르고, 진술에 힘이 생긴다면 기대할 만하다. '가담'외 2편의 응모작에서는 '웅덩이 스웨터'를 오래 들여다보았다. 시에 대한 기본기가 탄탄했다. 그러나 작품의 완성에는 첨과 더불어 삭이 필요하다. 작품에서 덜어내야 할 것이 있었다.
당선작을 뽑고 나서 무등산을 보았다. 큰 산에는 눈이 덮여 있었다. 설산의 흰 이마에 유독 햇살이 반짝거렸다. 큰 산의 겨울은 길다. 겨울이 가장 오래 머무는 큰 산이라야 봄이 되면 더 많은 것을 피워낼 수 있다. 긴 습작 기간을 거쳤을 당선자에게 겨울이 길었던 만큼 꽃피울 게 많을 거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풀이 자라는 날씨'외 2편은 문학적 흠결이 거의 없다. 하지만 시가 기교에만 그친다면, 그 세계는 작을 것이다. 발을 딛는 땅에 더 밀착한다면 큰 시인이 되리라 본다. 봄의 씨앗은 이미 움트고 있다. 이대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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