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제38회 무등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소감] "언어의 파편 길어올리는 두레박 될 것"

입력 2026.01.01 14:05 최소원 기자
임순월 단편소설 부문 당선자. ygs02@mdilbo.com

신기했습니다. 기쁨보다 먼저 놀라움이었습니다. 당선 소식은 누군가가 '살아라, 더 살아 보아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으니까요. 삶의 무게를 핑계로 나이를 핑계로, 이제 그만 일상의 수레바퀴를 멈추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하던 중이었습니다. 그 허함을 어찌하지 못해 대상이 없는, 무(無)를 향한 이야기를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속삭임도 아니고 외침도 아닌 저만의 옹알이였을 뿐인데 심사위원님들께서 그 무음(無音)을 읽어주신 것 같아 큰 위안이 됩니다.

이젠 사물도 사람도 아름답게만 보입니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제가 먼저 가까이 다가가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가 납니다.

그래서 문학은 신비인가 봅니다. 58년생에게 시작의 종소리를 들려주신 무등일보 심사위원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더 깊이 읽고 더 깊이 내려가 말(언어)의 땅광에 숨겨진 파편들을 길어올리는 두레박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남은 생은 '그래 나만의 일, 그것을 위해 내 삶을 위험에 몰아넣었고 그것 때문에 내 이성의 절반을 암흑 속에 묻어버렸다'고 하는 니체의 삶을 살짝 엿본다 해도, 용서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길은 자유이자 구속일진대 그 무엇이든 매양 기쁘기만 합니다. 이 기분을 보태 이번 등단작은 고통이 곧 은총이라고 말씀하셨던 고 박상륭 작가님 영전에 바칩니다. 묵묵히 지켜봐 준 가족들과 따뜻한 맘결로 지도해 주신 손홍규 작가님, 그리고 함께 했던 글밀도 문우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임순월 단편소설 부문 당선자

▲1958년 전남 영광 출생 ▲동국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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