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제38회 무등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소감] "찔레꽃 피우는 계곡처럼 행복해져 시 쓸 것"

입력 2026.01.01 14:07 최소원 기자
이처음 시 부문 당선자. ygs02@mdilbo.com

어머니에게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통증은 가라앉는 배와 같아서 나도 같이 숨이 차올라 허우적거렸다. 이럴 때 방안은 해가 가득한 한낮에도 차고 어둡다. 붙잡고 견딜 것이 어디 있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심해처럼 가라앉을 때 당선 전화를 받았다. 구명보트 같은 전화를 붙들고 코로 입으로 물을 꺽꺽거리며 어머니와 나는 마주 보고 웃었다. 그리고 함께 울었다.

이른 봄 찔레순이 돋아나면 어린 나는 그것을 꺾어서 오독오독 씹어 먹는 습관이 있었다. 그러면 찔레 뿌리에 꽉 들러붙어 온전히 겨울을 견딘 것들이 내 아랫배에 묵직하게 자리 잡는 것이었다. 그것은 봄볕처럼 달큰하고 숨이 깊었다. 그때부터 나는 가슴속에 계곡을 만들고 찔레순 같은 싹을 하나 키우게 되었다. 겨울밤 긴 허기와 혼자 걷는 여름 멀고 먼 한낮을 견디게 해준, 그것은 시의 영토였다.

시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꾼 지 참 오래되었다.

꿈길을 잃어버리고 헤맨 지도 오래되었다.

새벽을 처음 만나는 기분입니다. 기회를 주신 이대흠 심사위원님과 무등일보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래된 꿈을 다시 꾸게 해주신 박남희 선생님, 김이듬 선생님, 이제 다 왔어요! 꿈길을 함께 걸어주신 나비족장 박지웅 선생님, 모두 감사합니다.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용기가 되던 나비족과 동국대 시창작반 문우님들께도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늘 내 편이 되어주는 박용섭 당신께 가슴 벅찬 오늘을 드립니다. 당신이 있어서 여기까지 왔어요. 엄마의 모든 하루를 무작정 응원해주는 박태호, 박재연! 너희들에게 두 배의 기쁨을 보낸다.

햇볕 간지럼에 물결이 걀걀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찔레꽃을 품 안 가득 피우는 계곡처럼 마음껏 행복해져서 열심히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처음 시 부문 당선자

▲1961년 경기 고양 출생 ▲공주교육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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