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에 봄 소식이 전해진다. 한반도에서 가장 빠른 곳이다. 봄은 꽃으로 시작된다. 담장 아래 분홍빛 진달래와 골목길·산길 등을 지날 때 스며오는 꽃향기에서 문득 다가온다. 꽃은 봄의 다른 말이다. 나뭇가지마다 새하얗고 노∼란 꽃망울이 가득하다. 햇살은 따뜻해지고 옷은 가벼워졌다. 꽃구경은 나들이에 최적화 됐다. 청바지에 얇은 외투 하나 걸치고 가족·친구들과 거닐기 좋아서다.?
마침 광주·전남 곳곳이 축제장이 된다. 광양 매화축제·신안 수선화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봄 바람에 설렘이 피어나는 계절, 해남·구례 등 소중한 사람들과 꽃 구경을 즐길 수 있는 광주 근교 여행지를 소개한다. 살랑거리는 봄의 정취에 몸을 맡기며, 어느덧 우리 곁에 스며든 꽃 향기에 푹 빠져볼 수 있는 순간이다.?
봄꽃의 대표축제…광양 매화마을
3월이면 만개한 매화꽃으로 하얗게 물든다. 곳곳엔 분홍꽃과 노란꽃들도 심겨 있어 한 폭의 그림같다. 매화마을은 전라남도 광양시 다압면에 자리해 이맘때면 관광객들로 붐빈다. 매화꽃이 피는 봄에는 축제를 열어 상춘객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즐거운 추억을 남긴다. 매화축제는 17일까지 열린다. 꽃만 보는 게 아닌 다양한 체험들도 있다. 매화 엽서와 매화꽃, 매실 하이볼 만들기 등 직접 체험해 보고 꽃도 볼 수 있어서 일석이조다. 축제 요금은 5천원. 지역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해 줘 부스와 시장에서 사용 가능하다.
고즈넉한 나들이…해남 보해매실농원
오붓하게 꽃구경하러 해남으로 떠나보자. 보해매실농원은 전남 해남군 산이면 예덕길 125-89에 있다. 다른 관광지와 달리 여유롭게 꽃구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다양한 매화들이 한곳에 모여 동서남북으로 터널을 이룬다. 매화 터널 사이를 지나다보면 붉은 동백꽃이 반긴다. 여기에 드넓은 녹색 풀밭에 다양한 야생화도 피어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보해매실농원은 매년 3월마다 매화축제를 연다. 페이스페인팅, 봄나물캐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들도 즐거움을 더한다. 입장료는 무료다.
탁 트인 전망 자랑…구례 지리산치즈랜드
샛노란 수선화와 탁 트인 풍경이 아름다운 구례 지리산치즈랜드는 광주 근교에서 유명한 봄 여행 명소다. 이곳은 규모가 꽤 크기 때문에 수선화부터 보려면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올라가며 구경하는 것이 좋다. 드넓은 초원과 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와 마치 유럽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구경하다 지쳤다면 돗자리를 펼쳐 야외 피크닉의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다. 지리산치즈랜드의 입장권은 어른 5천원, 아이 3천원이다. 양 풀 먹이기 등 다양한 체험과 함께 농장에서 직접 만드는 요거트도 맛볼 수 있다. 가족·연인과 추억이 가득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다.
노란색으로 가득…신안 선도
지붕도, 가로등도 정류장도 눈에 비친 모든 것들이 노란색으로 물든 이곳은 신안의 선도다. 선착장 정면에 난 마을길을 중심으로 노란 수선화가 가득하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활짝 피어난 수선화가 장관을 이룬다. 주변이 온통 노란색이라 화창한 날엔 눈이 부실 정도다. 22일부터 섬 수선화 축제가 시작된다. 느림보 우체통, 소원지쓰기 등과 함께 주말에는 꽃팔찌만들기, 압화잔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도 마련됐다. 수선화축제 입장료는 6천원이며 드레스코드인 노란색을 입으면 50% 할인해 준다. 어린이·청소년·군인 등 관람료는 무료.
'찍는 곳마다' 사진 맛집…순천 선암사
남도의 봄소식은 벚꽃이 알린다. 고즈넉한 분위기에 사색을 즐기고 싶다면 순천 선암사를 추천한다. 조계산 동쪽에 자리한 선암사는 봄에는 홍매화와 겹벚꽃이 피고 가을에는 오색단풍으로 물든다.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살랑거리는 봄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어느덧 선암사에 도착한다. 몽글몽글하게 핀 분홍빛의 겹벚꽃이 사찰의 지붕과 어우러져 멋들어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봄 사진 맛집인 겹벚꽃 주변 어디서나 찍어도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다. 선암사의 입장료는 성인 3천원 어린이 1천원이다.
조화로운 봄꽃 향연…강진 남미륵사
봄이 되면 강진 남미륵사엔 전국 각지에서 향춘객들이 찾아온다. 강진 군동면에 자리한 남미륵사는 붉은빛의 철쭉들이 레드카펫을 대신한다.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분홍빛의 서부해당화와 붉은빛의 철쭉들이 조화를 이룬다. 아무렇게나 사진을 찍어도 작품이 된다. 남미륵사에서 동양 최대의 아미타 부처를 만날 수 있다는 건 여행의 덤이다. 특히 다양한 색의 철쭉들로 둘러싸여 있는 관음전의 모습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려면 철쭉 개화 시기인 4월에 맞춰 가는 게 좋다.
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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