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

극장가에서 풍성한 한가위 즐기세요

입력 2023.09.19 17:47 이관우 기자
광주극장, 고전부터 최신 상영작 공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 '여덟 개의 산'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이터널 메모리'
관계에 대한 사려 깊은 탐구 '절해고도' 비롯
가족 탄생기 그린 '스크래퍼' 등 다양한 라인업
'여덟 개의 산' 스틸컷

민족 대명절 한가위를 맞아 광주극장에서 고전부터 최신작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먼저 21일 개봉하는 '여덟 개의 산'은 이탈리아 알프스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두 친구 '피에트로'와 '브루노'의 눈부신 우정과 재회를 담은 드라마로, 이탈리아 최고 권위 문학상 '스트레가상'과 프랑스 3대 문학상 '메디치상'을 수상한 파올로 코녜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도시 소년 피에트로와 산에 남은 유일한 아이 브루노의 만남과 성장 그리고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는 산처럼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우정을 그리고 있다. 이탈리아와 스위스의 경계에 위치한 알프스 아오스타 밸리의 아름다운 풍경과 스웨덴 뮤지션 다니엘 노르그렌의 음악은 영화의 다양한 즐길 거리로 황홀한 경험을 선사한다. 제75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이터널 메모리' 스틸컷

같은 날 개봉하는 이터널 메모리는 시대의 아픔을 기록한 저널리스트와 배우 출신의 전 문화부 장관 부부에게 찾아온 알츠하이머를 통해 '영원한 기억'에 대한 가장 고귀한 기록을 담은 리얼 러브 스토리다.

연출을 맡은 마이테 알베르디 감독은 칠레 여성감독 첫 번째로 아카데미 시상식 노미네이트의 영예를 안았다.

영화의 주인공인 아우구스토와 파울리나는 칠레 역사와 문화에 큰 영향력을 끼친 저널리스트와 배우 출신의 전 문화부 장관으로, 칠레가 사랑한 백발의 연인이자 25년간 사랑을 쌓아온 잉꼬부부다. 영화는 부부가 서로를 재차 기억하고 사랑을 이어가는 일상을 셀프 카메라와 과거 홈비디오 영상을 교차시키는 독특한 방식으로 담아냈다.

2023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달라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고 제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초청됐다.

'절해고도' 스틸컷

27일 개봉하는 '절해고도'는 촉망받는 조각가였지만 현재는 삶의 방향을 잊고 사는 '윤철', 윤철의 딸이자 스스로의 길을 찾아 출가해 도맹이라는 법명을 갖고 살아가는 '지나', 윤철과 연인 사이가 되었지만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영지'. 세 사람의 사연과 인연을 고즈넉한 풍경 안에 담아낸 영화다.

관계에 대한 사려 깊고 진지한 탐구로 탄생한 서사의 밀도와 남도의 풍경이 담긴 아름다운 영상미, 박종환, 이연, 강경헌 세 배우가 완성해낸 남다른 깊이의 연기 앙상블로 추석 극장가를 찾을 관객들에게 애틋한 서정과 맑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조합상-메가박스상을 수상했고, 제9회 마리끌레르영화제에서 라이징 스타상(배우 이연)을 받았다.

'스크래퍼' 스틸컷

28일 개봉하는 '스크래퍼'는 혼자서도 잘만 살던 '조지'의 집에 초대한 적 없는 아빠 '제이슨'이 찾아오며 시작되는 어느 가족의 탄생기를 그린 영화로, 2023년 선댄스영화제 월드 시네마 드라마 부문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통통 튀는 감각으로 세계를 사로잡은 샬롯 리건 감독이 영화의 연출과 각본을 맡았고 배우 해리스 디킨슨과 눈부신 신인 롤라 캠벨이 주연을 맡아 독특한 매력의 부녀 연기를 선보인다.

지난 14일 개봉한 '어느 멋진 아침'은 기쁨과 슬픔, 기대와 아쉬움이 매 순간 함께하는 파리지엔 산드라 인생의 한 페이지를 담은 드라마다.

몇 해 전 남편을 잃고 여덟 살 난 딸과 투병 중인 아버지를 돌보며 살아가는 '산드라'(레아 세이두)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며 일, 가족, 사랑 사이에서 삶을 이어 나가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미아 한센-러브 감독의 신작으로 로케이션, 공간, 소품, 의상 등의 디테일한 연출과 촬영으로 아름다운 미장센을 완성시켰으며 제75회 칸영화제 최우수 유럽영화상을 수상했다.

같은 날 개봉한 '어파이어'는 사랑과 낭만이 넘쳐야 할 여름 해변을 배경으로 번져오는 산불을 감지하지 못하고 자기 안에만 갇혀 있는 예술가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아이러니를 담은 영화로, 페촐트 감독에게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심사위원대상)을 안겨줬다.

페촐트 감독의 '원소 삼부작' 중 두번째, 불을 테마로 한 작품으로, '운디네'로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파울라 베어가 또 다시 신비롭고 매력적인 아우라를 선사한다.

매월 고전 반열에 오른 20세기 명작 영화를 선보이는 기획전 '광주극장 월간 클래식: 20세기 명화극장'에선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일본 시대극으로 옮긴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란'(1985)을 상영한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남아 있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만든 필생의 역작이며 장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색채, 극단적인 구도가 표현주의적 작품에 가깝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1985년 아카데미 4개부문 후보에 올라 의상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에서 초기 대표작 '길', 후기 대표작 '사티리콘' 등을 잇따라 상영한다.

상영 시간 등 자세한 사항은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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