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홍 '서예, 촛불을 담다'
우리 시대 발언 등 담아낸
'촛불연대체' 작품 다수 선봬

촛불 현장으로 나섰던 서예가가 전시를 열고 민주 시민과 소통하는 시간을 통해 또다른 시대의 메시지를 화선지에 담아내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갤러리생각상자는 서예가 이윤홍 초대전 '서예, 촛불을 담다'를 지난 1일부터 오는 22일까지 갖는다.
서예가 이윤홍은 촛불 시위 당시 토요일이면 투쟁의 현장에서 함께 시민들과 커다란 목소리를 만들었고 이 현장에서의 외침은 오롯이 화선지 위 궤적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의 간절한 바람을 호흡에 담아 써내려간 그의 글씨는 바람과 불꽃 느낌의 필법으로 발현됐다. 이 필법으로 그는 촛불 현장의 민주시민 발언을 담아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지식인 종교인 네트워크'의 공동대표 김영 인하대 명예교수는 그의 이 필법에 '촛불연대체'라는 이름을 붙였고 그는 이후 '촛불연대체 서예가'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중학생 때부터 서예를 시작해 소전 손재형의 제자인 죽포 나연주로부터 소전체를 사사 받고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한글을 배운 이 씨는 크고 작은 상을 받아오면서도 늘 마음 속에 '무엇을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아왔다. 고전 속 사자성어를 쓰는 것도 좋지만 현실의 목소리, 생생한 삶의 목소리를 담고 싶었고 저항하는 민중에게 힘이 되고자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물론 서예 작품을 나누고 또 나눴다.

광장에서 나누던 그의 서예 작품에는 광장의 목소리, 우리 시대의 발언, 간절한 마음 등이 담겼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도 그렇다. 그때의 목소리가 '촛불연대체'로 생생히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전시장을 찾는 이들의 목소리 또한 담아낼 예정으로 전시는 끝나는 날까지도 계속해서 만들어진다.
주홍 갤러리 생각상자 관장은 "서예 작품으로 탄생한 시민의 소리를 한 곳에 모아 전시하고 우리 시대의 발언과 간절한 마음을 읽어보는 자리를 만들었다"며 "이번 전시를 중심으로 모여 시민끼리, 또 이윤홍 서예가와 소통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를 방문한 이들에게는 이윤홍 서예가가 글씨를 직접 써 선물한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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