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시

죽음을 새로운 탄생으로 노래하다

입력 2024.07.09 13:53 최소원 기자
13일 국립남도국악원 진악당
서도·경기·남도 지역 상여소리
민속음악에 담긴 생사 노래해
다양한 지역별 민요 등도 선봬
국립국악원 '꽃신 신고 훨훨' 공연 모습

망자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을 위로하고 남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상엿소리' 공연이 펼쳐진다. 잊혀가는 상엿소리에 담긴 철학적 의미를 찾아가고, 지역별로 다양한 상엿소리와 함께 죽음을 통해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국악원은 떠나는 사람과 남겨진 사람들 사이의 '마지막 축제'인 장례 절차에서 불렀던 지역별 상엿소리를 한데 엮은 '꽃신 신고 훨훨' 공연을 오는 13일 국립남도국악원 진악당(진도)에서 선보인다.

국립국악원 '꽃신 신고 훨훨' 공연 모습

'꽃신 신고 훨훨'은 지난해 민속악단이 '상엿소리'를 중심으로 무대 예술화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우수공연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유지숙 민속악단 예술감독의 첫 정기공연작을 순회공연에 맞게 재구성한 작품으로, 김충한 무용단 예술감독의 안무를 더해 새롭게 꾸며 의미를 더한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소리극 '까막눈의 왕'을 연출했던 정호붕 중앙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서도, 경기, 남도 지역의 상엿소리를 비롯해 죽음을 다룬 노래와 음악으로 구성했다. 지역별로 다른 상엿소리를 통해 음악적으로 다양한 정서를 담았고, 민요 잡가, 판소리, 무속음악 등을 한데 엮어 작품을 완성했다.

슬픔을 다 내려놓은 듯 처연하고 담담한 북녘의 소리로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서도 상엿소리'를 시작으로, 삶의 인연과 그로 인해 얽히는 다양한 감정을 노래하는 '경기 상엿소리'가 그 뒤를 잇는다. 마지막 '남도 상엿소리'에서는 미련까지 훨훨 날려 보내는 신명과 다채로운 장단이 어우러져 '처절한 흥겨움'을 더한다.

지역별 상엿소리 외에도 제전과 상구소리, 산염불, 이별가, 진도다시래기, 진도씻김굿과 지전춤, 판소리 심청가 중 상엿소리 등 삶의 다양한 순간을 노래하는 지역별 민요와 판소리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상여(喪輿)는 망자(亡者)의 시신을 묘지까지 나르는 가마와 비슷하게 생긴 도구로, 적게는 10여 명에서 많게는 30여 명의 사람들이 어깨에 메고 간다.

국립국악원 '꽃신 신고 훨훨' 웹 포스터

유지숙 민속악단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으로 노랫말 속에서, 삶과 죽음은 하나라는 옛사람들의 통찰을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공연은 오는 13일 오후 3시 국립남도국악원(전남 진도) 진악당에서 선보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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