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국 80명 100여점 선봬
패럴림픽 기간 개최 '의미'
오월 시민군 출신 'UN작가'
김근태 등 한국 NGO 기획
지난해 나주에서 시작해 올 초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발달장애 화가들의 국제적 무대를 맛보기로 선보였던 김근태 작가가 파리 올림픽 이후 열리는 패럴림픽(신체 장애인들의 국제 스포츠 대회) 기간에 본격적인 무대를 펼친다. 전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 기간, 현지에서 발달장애 화가들이 전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이다.
장애인과오대륙친구들은 파리올림픽 이후 8월 28일 열리는 파리 패럴림픽 기간인 9월2일부터 11일까지 파리 OECD본부에서 아트패러(Para)를 연다.
시각과 청각 장애가 있는 김근태 작가 주도로 2008년 발족한 장애인과오대륙친구들은 장애인의 예술적 잠재력을 개발하고, 다양한 전시와 국제 교류를 통해 장애인 예술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NGO다.
OECD 한국대표부가 지원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롯데문화재단, 나주시, 일본 X-PLUS의 후원을 받아 열리는 이번 아트패러는 전 세계 발달장애 화가들의 합동전시이다. 아트패러의 '패러(Para)'는 '옆에, 나란히, 함께'라는 의미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예술과 치유가 어우러지는 세상이라는 꿈을 담고 있다. 세계 각국 발달장애 화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은 전시는 아트패러가 유일하다.
이번 아트패러는 전 세계 30개국 80명의 발달장애 화가 작품 100점이 전시된다.
또 개막 다음날인 3일에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센터, 프랑스 CNCA, 미국 케네디센터, 키르기스스탄 발달 장애인 체스 협회, 아르헨티나 국립예술대학, 이탈리아 패럴림픽 위원회, 싱가프로 및 영국TBA가 참여한 가운데 국제장애예술문화올림픽 추진을 위한 연대방안을 논의하는 포럼을 갖는다.
아트패러 기획자인 김근태 작가는 "발달장애 화가들의 작품엔 세상을 보는 완전히 새로운 시선이 담겨 있다"며 "이들의 그려낸 빛처럼 아름다운 작품들을 패럴림픽 축제를 찾는 세계 시민들에게 선보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아트패러를 기획한 김근태 작가는 발달장애아동을 화두로 오랜 시간 작업을 이어 온 인물이다. 그는 5·18 당시 수습위원으로 참여한 이후 죄책감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중증 지체장애아동들이 지내는 재활원에서 먹고 자며 생활하다 발달장애아동들의 순수함에 빠져 다시 삶의 이유를 찾게 됐다. 이후 이들을 평생 화두로 삼은 그는 이들이 지닌 인간 본연의 순수함을 눈부신 색감으로 풀어내며 오랜 작업 끝에 2015년 뉴욕 UN본부에서 초대 받아 전시를 개최, 그의 작업세계는 물론이고 발달장애아동들의 순수함을 알리게 됐다. 이때 선보인 작업이 3년에 걸쳐 완성한 100호 크기 캔버스 77개를 이어 붙여 만든 총 길이 102.4m의 '들꽃럼 별들처럼'이다.
이를 시작으로 UN제네바 사무소, 파리 유네스코 본부, 평창패럴림픽,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초대전을 가지며 발달장애아동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오던 그는 장애인과오대륙친구들과 함께 지난 2022년부터 예술을 통한 이들의 자아실현, 유대를 돕기 위한 아트패러 설립을 준비했다.
2022년 10월 광주에서의 '아트패럴림픽' 창설 필요성을 설명하는 전시 '2022 들꽃처럼 별들처럼'을 연 이들은 이듬해 12월 나주에서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전시 프리 오픈전, 올 1월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프리 아트 패럴림픽을 개최한 끝에 이번 파리패럴림픽에서 아트패러를 열게 됐다.
이들은 오는 2026년 밀라노 동계 패럴림픽 등 2년마다 열리는 하계와 동계 패럴림픽에 맞춰 아트패러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 작가는 "작업을 하며 매너리즘에 빠질 때면 복지원을 찾아 발달장애아이들에게 그림을 지도했는데 그리기를 좋아하고 잘하는 아이를 보며 발달장애아이들이 예술을 통해 자신의 꿈을 갖게 되고 또 그것을 실현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아트패러 기획의 이유"라며 "패럴림픽에 맞춰 아트패러를 꾸준히 개최하기 위해 한국과 프랑스, 영국, 미국,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키르기스스탄, 싱가포르 8개 나라가 연대해 국제장애예술문화올림피아드를 추진하려 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개막식에는 마티아스 코먼 OECD 사무총장과 최상대 OECD 한국대표부 대사 뿐만 아니라 전시에 참여하는 30개국의 대사들이 초청됐으며 장애인 무용수들이 포함된 한국 전통무용 공연이 있을 예정이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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