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7~8일 광주예당 대극장서
'그네'로 인물의 운명 표현하며
춘향·몽룡 정령 등 재해석으로
사랑과 이별의 감정선 극대화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어허 둥둥 네가 내 사랑이지~"
광주시립창극단 제62회 정기공연 '愛춘향' 개막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이 한창인 연습실. 춘향과 몽룡이 주고받는 흥겨운 '사랑가'부터 춘향의 비통함이 응축된 '이별가', 옥중의 '십장가', 통쾌한 '어사출두' 등 '춘향가' 눈대목의 절절한 선율이 마음을 울렸다.

광주시립창극단은 오는 11월7일 오후 7시 30분과 8일 오후 3시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제62회 정기공연 창극 '愛춘향'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판소리 다섯 바탕 중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춘향가'의 서사를 바탕으로 몽룡과 춘향의 만남과 이별, 그리움과 기다림을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의 본질이 지닌 기쁨과 아픔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무대다.
'愛춘향'은 몽룡과 춘향의 운명적인 사랑, 불굴의 절개, 그리고 감격적인 재회에 이르는 고전의 서사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총감독은 새롭게 부임한 김용호 예술감독이 맡았으며 연출 김영봉, 대본 홍석환, 작곡·지휘 김성국, 작창 주소연 등 완성도 높은 제작진들이 참여해 전통 예술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무대 감각을 가미했다.
이번 무대에서 주목할 만한 요소는 '그네'라는 오브제의 활용이다. 그네는 전통 놀이문화의 상징인 동시에 젊음과 자유, 설렘과 그리움을 동시에 담아낼 수 있는 한국적 정서의 매개체로 활용된다. 하늘로 오르내리는 그네의 궤적은 춘향의 설레는 감정과 요동치는 운명, 그리고 불굴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관객들은 그네의 리듬 속에서 청춘의 환희와 갈등을 함께 체험하게 된다. 무대 디자인은 여백의 미를 살림으로써 인물 개개인의 내면과 감정에 관객의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로 작용한다.

'愛춘향'은 춘향가 서사의 핵심을 따라가면서도 몽룡과 춘향의 정령을 등장시켜 인물들의 내적인 감각과 사랑의 본질을 무대 위로 끌어낸다. 정령들은 만남과 이별, 그리움과 기다림을 반복하며 사랑의 본질을 아름다운 춤으로 표현한다.
이야기는 남원 광한루에서 시작된다. 몽룡은 그네 타는 춘향을 보고 첫눈에 반해 두 사람은 눈빛만으로 서로의 운명을 직감하고 빠르게 사랑에 빠진다. 춘향과 몽룡은 월매에게 약조하고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백년가약을 맺지만, 몽룡은 부친의 연유로 한양으로 떠나게 된다. 이별의 눈물 속에서도 두 사람은 다시 만날 것을 굳게 맹세한다.
몽룡이 떠난 사이 새로 부임한 변학도는 춘향에게 수청을 강요한다. 절개를 이유로 끝내 거절하는 춘향에게 변학도는 가혹한 매를 가하고, 춘향은 옥에 갇혀 죽음을 각오하며 '쑥대머리'를 부르며 눈물로 세월을 견딘다. 그 사이 과거에 급제한 몽룡은 암행어사로 남원에 내려와 춘향의 편지를 확인하고 분노와 비통 속에 춘향을 구할 결심을 굳힌다.
작품은 춘향과 몽룡의 순수한 사랑 외에도 방자와 향단의 사랑, 월매와 춘향의 모녀애, 변학도의 왜곡된 욕망 등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담아낸다.
'愛춘향'은 음악적으로도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키는 시도가 돋보인다. 작창과 창작 음악, 수성반주의 감성과 역동성이 이번 작품의 또 다른 미덕으로 꼽힌다. 원전 판소리의 선율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 해석을 더한 작창과 감각적인 리듬, 풍부한 화성을 지닌 창작 음악이 어우러져 관객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청각적 체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생황과 팀파니 같은 악기를 활용해 풍성한 악기 구성을 선보이며 고전에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김영봉 연출은 "등장인물들의 감정선과 소리를 오롯이 전달하기 위해 무대구조를 최대한 심플하게 만들었다"며 "특히 주요 오브제로 등장하는 '그네'에 관객들이 집중하면 좋겠다. 춘향과 몽룡의 사랑과 하늘로 향하는 그네를 통해 신분상승의 이미지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연진으로는 몽룡 역에 박무성, 춘향 역에 이미소(7일), 이서희(8일), 변학도 역에 장영한(7일), 박형진(8일) 등이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길 예정이다.
공연은 48개월 이상 관람가로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이다. 예매는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과 티켓링크를 통해 가능하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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