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민 이누이트 예술 선봬
어렵지 않은 화사한 분위기
동화같은 생태 작품 등 다양

파빌리온을 만나다 ②캐나다
캐나다 수도인 토론토에서 북극권인 누나부트 준주까지는 5천㎞가 넘는다. 생각만해도 몸서리 처지는 먼 거리와 북극의 유난한 추위로 인해 누나부트 준주는 캐나다 사람들에게도 '가보고 싶은 곳'이자 '미지의 세계'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 지역인만큼 관광 뿐만 아니라 광업, 어업과 수렵 등이 발달한 곳인데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예술이다. '이누이트 예술'로도 불리는 이들의 예술세계는 캐나다 정부에서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 1940년대 조각, 판화 등 공예품으로 주목 받기 시작해 1959년 킨가이트에 웨스트배핀 협동조합을 설립, 공식적으로 이누이트 예술을 이어왔다.

북극에서 일상을 영위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특별한 감성이 있다. 그것이 북극의 생태이든, 이들의 일상이든 그 모든 것이 북극과 맞닿아있다.
근대 문화의 정취가 묻어있는 양림동. 옛 양림동 동사무소를 리모델링해 운영 중인 이강하미술관에서 펼쳐지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캐나다파빌리온에서 북극 감성이 가득한 이들의 예술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새파란 가벽이 인상적이다. 마치 북극에 온 듯, 바다 속으로 빨려들어 온 듯한 풍경이 가득하다. 북극에서 일상을 영위하고 있는 이들 몸 속 깊은 곳 스며있는 감성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여느 대작들과 비교하면 담백할 수 있다. 펜과 색연필 등을 활용해 그린 이들의 그림은 어쩌면 드로잉에 가깝지만 9개 파빌리온 중 가장 다가가기 어렵지 않다. 동화 같은 생태적 작품부터 구도자적 태도로 선 하나하나 섬세하게 그려낸 공예작품과 같은 회화작, 이들의 일상을 담아낸 작품까지 다양하고 화사하다. 참여 작가들도 원로부터 청년까지로 다양하다. 원로에게서는 원숙한 예술의 세계를 느낄 수 있고 청년에게서는 이들이 성장기를 읽어볼 수 있다.
주민 예술 커뮤니티라고 해서 엉성하진 않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 언급상을 수상한 슈비나이 아슈나의 초기작도 대거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윌리엄 허프만 웨스트 바핀 협동조합 티렉터는 "이번 파빌리온은 이누이트 예술 전시 중 가장 큰 규모의 전시로 32명의 예술가들과 90점 이상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며 "캐나다 내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예술로 많은 분들이 독특한 이누이트 감성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캐나다파빌리온 '신화, 현실이 되다'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기간인 7월9일까지 남구 양림동 이강하미술관에서 이어진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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