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

고대 조각상은 어떤 춤을 출까

입력 2023.05.24 16:23 김혜진 기자
파빌리온을 만나다 ⑦이스라엘관
영상·이미지 작품 다수 차지
인간과 사물과의 관계 비트는
실험적 시도 작품 '재미 더해'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이스라엘 파빌리온 전시 전경

파빌리온을 만나다 ⑦이스라엘관

돌하르방이 움직인다면 어떻게 움직일까. 금동미륵반가유상이 춤을 춘다면 어떤 춤을 출까. 역사적 근거이자 옛 미학이, 선조의 바람이 담긴 이들이 살아있다면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지, 어떻게 살아움직일 지 상상해 본적 있는가.

이스라엘의 한 작가는 고대의 작은 조각상들에 생명을 부여하고 이들을 춤추게 했다. 엄숙하게, 진지하게 요목조목 뜯어 보았던 대상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움직인다. 마치 볕 좋은 휴양지에서 기분이 좋아 춤추는 듯 보인다.

이 작품은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지맵(GMAP)에서 열리고 있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이스라엘 파빌리온 '불규칙한 사물들'에서 만날 수 있는 

이스라엘 파빌리온의 야엘 프랑크 작 'Salami'

루스 파티르의 'Zenhaval'.

이번 전시는 우리가 사물과 어떻게, 또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루스 파티르가 이 조각물에 움직임을 부여한 것처럼 우리는 사물에 의미, 즉 생명을 부여하며 우리와의 관계를 만듦을 보여주는 것. 히브리어로 평화를 뜻하는 '샬롬' 모양의 구조물을 뛰노는 고양이 영상 야엘 프랑크의 'Salami'는 우리가 사물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이 구조물에 인간들이 문화적,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는 가운데서도 고양이에게 이 구조물은 그저 자신이 놀고, 쉬는 환경일 뿐임을 보여준다.

이스라엘 파빌리온의 아사프 에브론 작 'Leopard Temple'

야간의 고요한 도시 한가운데를 운전자 없이 홀로 가로지르는 독립된 기계를 보여주는 알로나 로데의 'Runway Freefall', 종교적 의미가 담긴 선사 시대 예배 장소를 단순한 형태로 재배열한 아사프 에브론의 'Leopard Temple' 등 이스라엘 파빌리온은 우리가 사물과 관계를 맺으며 응당 그럴 것이라 생각하는 것을 비틀어 생각하게 한다. 기대와는 다르게 작동하고 또 보이지 않거나 가상의 것인 것들에 대해 탐구하고 이를 예술을 통해 풀어내고 존재하게 하는 것.

특히 이스라엘관은 영상 작품과 실험적 시도들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아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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