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

어떤 작품이 관람객 반응 가장 좋았을까

입력 2023.06.01 10:09 김혜진 기자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도슨트 추천 10선
강렬한 색채작품부터 목판화까지
회화·설치·영상 등 장르도 다양
작품 해설과 함께 하면 '의미 UP'
불레베즈웨 시와니 작품

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개막 두 달여가 지났다. 그동안 관람객들에게 반응이 좋았던 작품은 무엇일까. 관람객과 함께 호흡하며 전시 해설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도슨트 20여명이 현장에서 직접 반응을 듣고 느낀 후 추천하는 작품 10선을 소개한다.


◆불레베즈웨 시와니 '바침' '영혼 강림'

제1전시실에 설치된 이 작품들은 이번 광주비엔날레의 정의를 함축한다. 이 작품은 1전시실 전체를 활용한다. 전시 공간은 하나의 거대한 자연과 생태 현장이 돼 작품들의 의미를 증폭시킨다. 불레베즈웨 시와니는 조상들의 의례, 기독교와 아프리카 정신성의 관계를 주제로 작업해 온 작가로 이 작업들 또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하고('바침') 물, 동굴, 평야, 산, 숲에 깃든 영들을 상상('영혼 강림')한다.

팡록 술랍

◆팡록 술랍 '광주 꽃 피우다'

5·18과 연관된 집단적 저항과 연대, 애도의 순간들을 목판화에서 포착하며 80년 5월 당시 목판화를 매체로 한 예술적 실천이 오늘날에도 유의미한지 살펴본다. 이를 통해 팡록 술랍은 집단 목판 작업은 우리가 어떻게 과거의 투쟁을 현재의 투쟁과 연결할 수 있을지 질문한다.

엄정순

◆엄정순 '코 없는 코끼리' 등

이번 전시에서 관객들이 가장 쉽게 다가가는 작품 중 하나다. 관객들이 조형물을 만져보고 경험해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시각장애 학생들이 청각과 촉각, 후각으로 코끼리를 느껴보고 직접 표현한 조형물을 재해석, 대형화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세상을 인지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압둘라예 코나테

◆압둘라예 코나테 '붉은 물방울' 등

벽걸이 직물 작품으로 직물 속 이미지는 추상적이기도 하고 구체적이기도 하다. 작품은 전쟁, 권력 투쟁, 종교, 세계화, 환경 변화, 보건 위기 등이 사회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기에 사용된 색채는 상징적이다. 생명과 피의 색인 빨강은 권력과 부족의 희생, 예언력을 나타내고 검정은 비옥함과 새로운 가능성을 상징한다. '붉은 물방울'은 서아프리카 망데 민족의 고대 수렵복을 참조한 작품으로 사헬 일대에서 벌어진 테러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전한다.

베티 머플러

◆베티 머플러 '나라를 치유하다' 등

베티 머플러는 호주 피찬차차라 지역의 선주민으로 존경 받는 원로 여성이자 작가, 치유사다. 이 작품들 또한 치유를 목적으로 제작됐다. 여기에는 1950년대 호주 남부 지역서 빈번히 일어난 영국 핵실험으로 인한 선주민과 그들의 영토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장지아

◆장지아 '아름다운 도구들 3' 등

이 작품은 제4전시실을 들어서자마자 바로 보인다. 아름다워보이는 이 작품은 노동 기구이자 고문 도구로 만들어졌다. 1950년대 사용된 마차, 전차 바퀴들은 새의 깃털과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해 그 잔혹성을 대비시킨다. 이 바퀴들은 인간의 노동을 보조했던 것으로 중세시대에는 '브레이킹 휠'이라는 고문에 사용된 바 있다.

과달루페 마라비야

◆과달루페 마라비야 '질병 투척기'

중앙아메리카 곳곳에서 수집한 해부학 모형과 소라껍질, 징과 비슷한 악기들로 제작한 설치 작품. 이 조각들은 머리쓰개나 악기, 신단으로 기능하는데 치료 효과가 있는 진동음을 생성하며 궁극적으로 회복의 상징임을 주지시킨다. 이 작품은 식민지 이전 중앙아메리카의 역사 속 작가 자신을 포함한 많은 이주민들에 자행된 박해와 정치적 차별을 이야기한다.

압바스 아크하반

◆압바스 아크하반 '루프'

특수효과를 위해 사용되는 그린 스크린을 배경으로 광주의 자갈과 돌을 사용해 인공폭포를 조성한 작품이다. '재현'이라는 개념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을 함께 설치해 상반된 개념을 부각시키고 실재와 가상 사이 모호한 경계를 보여준다.

로버트 자우 런휘

◆로버트 자오 런휘 '강을 기억하고자 함'

20세기 초 콘크리트 배수관으로 바뀐 고대 싱가포르의 이름 없는 강의 지류가 품은 삶과 역사를 담아냈다. 30년 동안 배수관을 사용하지 않자 강 주변에 나타나기 시작한 야생동물들을 촬영한 영상과 강 근처에서 수집한 다양한 오브제들을 선보인다.

에밀리아 스카눌리터

◆에밀리아 스카눌리터 '아이쿠알리아'

수년 동안 수집한 아마존 우림을 둘러싼 다양한 형태의 물을 수년 동안 수집, 이에 대한 영상을 결합한 설치물이다. 이 작품이 설치된 공간은 작가가 촬영한 아마존의 환상적 이미지들이 투영돼 초현실적인 곳으로 탈바꿈, 관객들이 작품에 완전히 몰입하도록 한다.

한편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전시 해설사 서비스는 20명 이내 현장 접수가 가능하다. 전시는 오는 7월9일까지.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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