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문화전당

사회적 경험과 음식으로 만나는 '광주 화교'

입력 2023.05.29 14:13 이관우 기자
ACC 전시 ‘아주 오래된 이웃’
광주 화교의 삶과 문화 다뤄
1~3부 구성…메타버스·VR 체험도
아시아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2
1966년 6월25일 광주 화교소학교 제13회 졸업기념 사진

공동체의 사회적 경험과 음식문화로 광주에 거주하는 화교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광주 화교의 삶과 문화를 다룬 전시 '아주 오래된 이웃'을 ACC 아시아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2에서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아시아계 이주민에 관한 사회적 경험을 되돌아보고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광범위한 이주와 정착 문제를 얘기하고자 기획됐다.

'아주 오래된 이웃'은 광주 화교들이 남긴 각종 문서와 사진, 구술 자료, 음식문화로 이 작은 공동체가 걸어온 과거를 조명한다.

1부에선 '화교 사회'가 걸어온 지난 100여년의 역사를 다룬다.

㈜광주화교협회와 광주 거주 화교가 제공한 문서와 사진 자료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광주에서 화교 사회와 문화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명확히 보여주는 자료는 없다.

1900년대 초 기록에서부터 자료가 일부 확인될 뿐이다. 이를 통해 볼 때 1897년 목포의 개항과 함께 화교들의 본격적인 광주·전남 이주가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2부는 광주 화교의 '음식문화'를 보여준다. 흔히 화교라고 하면 떠올리는 짜장면이나 짬뽕이 아닌 일반 화교 가정 식탁에 오르는 음식을 주로 다룬다.

광주에 뿌리 내린 화교는 산둥성 출신이 대부분이다. 이주 초기 이들의 음식 문화는 다양한 중국의 음식 중에서도 산둥성을 중심으로 한 것이 주류를 이뤘다.

산둥 가정식 조리 과정을 기록한 360 가상 현실 체험

3부는 신기술융합콘텐츠로, 광주 화교의 사회와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광주화교소학교 교정을 가상공간에 재현해 화교 관련 콘텐츠를 배치한 확장 가상세계(메타버스) 1종과 광주 화교의 의례와 음식 조리과정을 기록한 360 가상 현실(VR)영상 2종으로 구성했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광주 화교는 20세기 초반부터 광주지역에 정착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계 이주민이다.

이들은 이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광주와 함께 했다.

특히 우리 곁에서 친근한 얼굴의 중국집 주방장, 이웃집 아주머니 등과 같은 식료품점 주인, 조금은 특이한 이름의 친구 등으로 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다문화'라는 단어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근래의 일이다.

너무나도 익숙한 모습이라, 우리는 이들이 '아시아계 이주민'이라는 의식 조차 못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문화는 100년이 넘는 이들의 존재와 삶, 고유의 음식 문화를 통해 보다 다채롭게 발전할 수 있었다.

전시를 통해 광주와 우리 사회의 문화적 다양성에 기여한 이주·정착의 한 사례로서 광주 화교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는 오는 6월 4일까지 아시아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2.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당장은 "화교는 우리 곁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오면서 서로 익숙해지고 닮은 이웃과 같은 사람들이다"며 "이번 전시가 우리 사회의 문화적 다양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 광주 화교를 재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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