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의 미래' 주제…30일까지 문화창조원

눈에 보이지 않은 '소리'와 '듣기'를 담은 이색 전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문화창조원 복합스튜디오에서 선보이고 있는 '2023년 ACC 레지던시 결과 발표전-행성공명'이 그것.
'행성공명'은 ACC가 '듣기의 미래'를 주제로 6개월 간 진행한 레지던시 결과물 전시다.
8개의 연구과제가 제안하는 미래에 대한 예술적 대안을 '행성'과 '공명'이라는 단어로 함축했다.
전시는 막연하고 불안한 미래에 대해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장 본질적인 토대인 땅의 가치, 연대의 소중함이라고 말한다. 특히 올해 창제작 주제였던 소리와 듣기는 '우리는 들으면서 연결될 수 있다'는 연대에 대한 믿음을 가능케 하는 예술 매체로 작용했다.
이번 전시는 평소 일반인들에게 잘 공개하지 않았던 ACC 창제작 공간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ACC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제 예술 창제작 기관인 ACC의 주력 프로그램이다. 해마다 함께 연구할 담론과 주제를 제시하고, 연구, 예술을 과제로 창제작할 전 세계 참여자를 모집한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공모 결과 46개국에서 총 340명의 연구자, 기술자, 예술가가 신청, 9명이 최종 선정됐다.
참여자들은 지난 5월부터 광주 숙소에 입주해 워크숍, 사전조사 프로그램 참여 등 다양한 레지던시 활동에 참여했다.
올해 프로그램은 ACC 사운드 랩의 중장기 과제인 '듣기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소리 예술(사운드 아트)과 소리 풍경(사운드스케이프)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의 필요성, '듣는 행위'의 탈식민주의적인 연구의 필요성에서 시작됐다.
세계 유수의 소리 예술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창작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소리 예술에 경험이 없는 참여자들도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참여자들은 광주 현지 생활을 통해 얻은 영감을 개별 연구과제의 주제로 선정하고, 광주 일대에서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다.
김준의 전남 및 광주의 도시 및 환경 생태 연구, 정혜진의 고려인마을 연구, 염인화의 구도심 내 의료와 미용 시설 리서치, 조지 히라오카 클로크의 광주인권헌장 조사 등 다양한 내용이 최종 결과물로 완성됐다.
ACC는 연구과제 고도화에 필요한 예산과 내부 전문 인력 자문, 시설 장비 등을 적극 지원했다.
지난 10일 시작된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이어진다.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당장은 "올해 레지던시 참여자들이 광주에서 6개월 간 생활하며 만들어 낸 결과물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면서 "창제작 대표기관으로서 예술의 실험정신을 지지하고 미래에 대한 새로운 조형언어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문화, 여행, 공연 등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