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문화전당

타로도 보고, 선물도 하고 "새로운 독서 문화 재밌어요"

입력 2025.09.28 17:31 임창균 기자
[‘책 읽는 ACC’ 가보니]
다양한 독립서점·출판사 북마켓
김정숙 여사 평산책방 홍보 나서
담배갑 모양 시집, 타로점 ‘눈길’
“다채로운 독서문화 정착 노력”
28일 오전 '책 읽는 ACC' 북마켓이 열리고 있는 문화정보원 지하3층 로비 모습

"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싶고 친구들과 더 잘지내고 싶다고 했잖아요. 친구에게는 이 책을 추천해 드릴게요. 여기 적힌 문구가 친구에게 힘이 될 거에요."

한 초등학생이 진지한 표정으로 타로 점을 보기 시작한다. 함께 온 어머니는 아들이 무슨 고민이 있을까 옆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다. 여느 타로 점과 달리 상담사는 작은 크기의 엽서를 학생에게 내민다. 엽서에는 학생의 고민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의 한 구절이 적혀 있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에서 진행 중인 '책 읽는 ACC'의 체험 프로그램 중인 하나 '타로 북큐레이션'의 모습이다. 타로점을 본 후 힘이 되는 책 속 문구와 책을 추천해 주는 이색 체험에 주변의 방문객들도 하나둘 줄을 서기 시작했다.

28일 오전 시민들이 ACC에서 '나만의 책 표지 만들기', '타로 북큐레이션', '문장 필사' 등을 체험하고 있다.

ACC에서 사흘 동안 개최된 독서문화 프로그램 '책 읽는 ACC'가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ACC 문화정보원 도서관 주변을 가득 메웠으며, 새로운 독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색 부스들이 눈길을 끌었다.

28일 오전 ACC 문화정보원과 문화창조원 '책 읽는 ACC'에 참여하는 방문객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올해 3회째인 이번 '책 읽는 ACC'는 '북(BOOK)적 북(BOOK)적한 하루'를 주제로 지난 26일부터 각종 체험 프로그램, 북 마켓, 인문 포럼 등이 진행됐다. 도서 낭독 공연과 포럼을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야외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28일 비 예보로 인해 내부에서 진행됐다.

문화정보원 지하3층 로비와 대나무 정원에서는 특색 있는 전국의 독립서점, 출판사 40곳이 참여해 다양한 도서와 관련 상품(Goods)을 판매하는 '북 마켓'이 열렸다.

가장 눈길을 끈 부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양산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평산책방' 부스였다. 이곳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저서뿐만 아니라 그가 평소 추천한 도서들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27일에는 김정숙 여사가 직접 ACC를 방문해 '북 마켓' 참가 부스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격려했고, 직접 '평산책방' 부스에서 방문객을 맞아 책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27일 오후 김정숙 여사가 ACC를 방문해 직접 '평산책방' 부스에서 방문객에게 책을 안내하고 있다.ACC 제공

28일 역시 많은 방문객이 평산책방 앞 부스를 메웠다. 일신초등학교에 다니는 김서윤·김서준(12) 쌍둥이 남매는 '문재인의 독서노트'와 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정치하는 아이들'을 구매했다.

김 양은 "지난해에는 양산에 직접 들렀는데 가까운 ACC에서 평산책방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신훈정 평산책방 사무처장은 "문 전 대통령에게 관심있는 분들이 저희 책방을 찾아오면서 다른 부스도 함께 들르는 것 같아 기쁘다"며 "독서 문화가 확산되는 데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담배갑 모양의 상자에 시를 넣어 파는 출판사 '주머니시' 부스도 인기를 끌었다. 2018년 금연캠페인으로 기획한 프로그램이 출판사 설립으로까지 이어졌고, 212명의 시인과 함께 '주머니시'만의 독특한 시집을 만들고 있다.

28일 오전 한 시민이 '주머니시' 부스에서 담배갑 모양 상자에서 작은 시를 꺼내 읽고 있다.

주머니시 부스에서 만난 윤경희(18)양은 "지난해 우연히 SNS에서 봤는데 아기자기한 상자에서 시를 꺼내 읽을 수 있는 것이 너무 신기해 빠져 들었다"며 "크기도 작고 갖고 다니기 좋아 친구들에게 선물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아시아 국가와 협업을 통해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을 만드는 출판사 '섬드레', 16살에 어린이 책을 쓰고 출판사를 차린 정한나 작가의 '이책사' 부스 등도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 잡았다.

체험 존에서는 광주시립점자도서관과 협업한 점자 쓰기, 촉각 체험뿐만 아니라 '타로 북큐레이션', '나만의 책 표지 만들기', '문장 필사' 등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됐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어린이 방문객이 늘었는데,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원하는 책을 자유롭게 고르게 하는 모습이 자주 보여 부스 관계자들도 감명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특징을 지닌 서점과 출판사의 참여를 늘려 다채로운 독서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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